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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CEO 36명 임기 만료…세대교체 '인사태풍' 몰아치나

다음주 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 자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연말 인사 시즌이 개막한다. 4대 금융에 속한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자회사 53개사 중 64.3%에 달하는 36곳 CEO가 임기 만료를 앞뒀다. 4대 금융 핵심 계열사 수장으로 잠재적 회장 후보군인 4대 은행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연임·교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부진한 비은행 자회사는 물갈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4대 은행장 연임 가능성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를 결정한다. KB금융 안팎에선 이재근 행장이 3연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깜짝 발탁 인사를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도 이 행장이 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으나 3연임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역대 3연임 국민은행장은 허인 전 행장(2018~2021년)뿐이다. 이 행장이 지주사 사장(부문장)을 맡아 양종희 KB금융 회장을 보좌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럴 경우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와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김재관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 이승종 KB금융 전략담당 부사장 등이 행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임기(1년 또는 2년)를 놓고 안팎의 전망이 갈리지만 연임 자체는 무난하다는 관측이 많다. 다음달 중순께 그룹 임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하는 하나금융도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행장은 취임 첫해인 작년 사상 최대 순이익(3조4766억원)을 기록해 하나은행을 ‘리딩뱅크’(순이익 1위 은행) 자리에 올려놨다. 일각에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내년 3월 임기 만료와 맞물려 행장을 교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함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연말 임기가 끝나는 점도 변수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 대출로 검찰 수사를 받는 우리은행은 차기 행장 선임도 안갯속이다. 조병규 행장이 부당 대출 늑장 보고와 관련해 피의자 신분이 된 점을 고려할 때 연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음주께 발표할 예정인 차기 행장 후보로 은행 내부에선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과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거론된다.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와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신한·하나 인사 폭 클 듯

증권, 보험, 카드 등 4대 금융 비은행 자회사는 재임 기간이 긴 CEO를 중심으로 교체가 예상된다. KB금융은 김성현 KB증권 대표(4연임)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연임)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김 대표가 실적 면에서 5연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는 분위기다. KB국민카드 CEO가 교체되면 국민은행(부행장)·KB금융(부사장) 출신 인사를 발탁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3개 비은행 자회사 중 11곳의 CEO 임기가 나란히 끝나는 신한·하나금융은 인사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이 ‘쇄신’ 방침을 세웠고, 하나금융도 작년 말 인사에서 하나생명을 뺀 나머지 CEO를 ‘조직 안정’을 이유로 연임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에선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문동권 신한카드 대표를 제외하고는 연임이 불확실하다. 하나금융은 여행 특화 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성공시킨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를 재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우리금융도 물갈이 인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은행 순이익 의존도가 90%를 웃돌 정도로 비은행 실적이 부진해 쇄신 인사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보형/박재원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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